병원체를 잡고, T세포를 깨우는 항원 제시 세포의 핵심
우리가 감기에 걸렸을 때, 또는 백신을 맞았을 때
우리 몸은 단순히 병원균을 죽이는 데 그치지 않고, 그 기억을 저장하고 학습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.
이처럼 면역 기억을 시작하게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세포가 바로
수지상세포(Dendritic Cell, DC)입니다.
🧬 수지상세포란?
수지상세포는 선천면역세포이면서 동시에 획득면역을 시작하게 만드는 ‘연결자’입니다.
이 세포는 몸속을 돌아다니며 병원체를 포식하고,
그 항원 조각을 T세포에게 전달(항원 제시)해 맞춤형 면역반응을 유도합니다.
이름의 어원:
'Dendritic'은 ‘나뭇가지처럼 뻗은 돌기(dendrite)’에서 유래 –
돌기 구조로 표면적을 넓혀 T세포와의 접촉을 극대화합니다.
📌 수지상세포의 주요 기능 4가지
1️⃣ 병원체 탐지 및 포식 (phagocytosis, macropinocytosis)
- 세균, 바이러스, 죽은 세포 등을 탐식
- 포식 능력은 대식세포보다 떨어지지만, 항원 처리에 특화되어 있음
2️⃣ 항원 가공 및 제시 (Antigen Processing & Presentation)
- 포식한 병원체를 소화 후, 항원 조각을 MHC 분자에 결합시켜 세포 표면에 전시
- MHC I → CD8+ T세포 (세포독성 T세포) 활성화
- MHC II → CD4+ T세포 (보조 T세포) 활성화
3️⃣ 림프절 이동 및 T세포 자극
- 포식 후 이동성 활성화 → 림프절로 이동
- 림프절 내에서 T세포를 만나 항원을 제시하고 면역반응 유도
4️⃣ 면역 반응 조절
- 분비하는 사이토카인 종류에 따라 면역 반응의 방향을 결정
(예: Th1 vs Th2 vs Th17 반응 유도)
🧪 수지상세포의 종류
구분 | 설명 | 주요 특징 |
재래형 DC (cDC) | 전통적 수지상세포 | 대부분의 항원 제시 담당, T세포 활성화 |
형질세포성 DC (pDC) | 바이러스 감지 특화 | Type I 인터페론 대량 생산, 항바이러스 면역에서 핵심 |
랑게르한스세포 (Langerhans cell) | 피부 표피에 존재 | 진피보다 얕은 표피층에 위치, 항원 인식 후 림프절로 이동 |
염증성 DC (Mo-DC) | 염증 환경에서 단핵구로부터 유도 | 감염 시 빠르게 생겨 항원 제시 및 염증 반응 유도 |
💡 대식세포 vs 수지상세포 – 무엇이 다를까?
항목 | 수지상세포 | 대식세포 |
주요 위치 | 피부, 점막, 림프절 등 | 대부분 조직에 분포 |
탐식 능력 | 중간 | 매우 강함 |
항원 제시 능력 | 최고 | 보조적 |
T세포 활성화 | 주 기능 | 제한적 |
림프절 이동성 | 강함 | 약함 |
📈 수지상세포와 관련된 질병
수지상세포(Dendritic cell, DC)는 항원을 탐지하고 T세포에 제시하는 면역 반응의 시발점이기 때문에,
이들의 기능 이상 또는 조절 실패는 여러 면역 질환 및 치료 전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.
🧪 1. 백신: 면역 기억을 유도하는 핵심 매개자
💡 핵심 역할:
백신은 항원을 단순히 “주입”하는 것이 아니라,
그 항원이 수지상세포에 의해 인식・가공・제시되어야 T세포 중심의 면역이 유도됩니다.
🧬 작동 기전:
- 백신에 포함된 항원이 수지상세포에 의해 탐식 →
- 항원이 MHC II 또는 MHC I 경로로 가공됨 →
- 림프절로 이동한 수지상세포가 보조 T세포(CD4⁺) 또는 세포독성 T세포(CD8⁺)를 활성화 →
- B세포 항체 생성, 메모리 T세포 생성으로 이어짐
📌 예시:
- mRNA 백신 (예: COVID-19 백신)
→ mRNA가 주입된 세포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 →
수지상세포가 항원을 수집하고 제시 → 강력한 T세포 반응 유도 - HPV 백신, B형 간염 백신도 모두 수지상세포에 의해 T세포 면역이 활성화됨
🧬 2. 암 면역치료: 수지상세포 기반 백신
💡 핵심 역할:
암세포도 항원을 가지고 있지만, 일반적으로 면역 관용(면역 반응 무시) 상태에 있어 공격받지 않습니다.
수지상세포를 통해 종양항원을 의도적으로 제시하면 T세포가 종양을 이물질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.
🧬 작동 기전:
- 환자에게서 자체 수지상세포를 채취
- 실험실에서 종양 특이적 항원을 처리하여 항원 제시 유도
- 다시 환자에게 주입 → T세포가 암세포 인식 및 공격 시작
📌 예시:
- Provenge (Sipuleucel-T): 전립선암 치료에 사용된 세계 최초의 수지상세포 기반 항암 백신
- 임상시험 중: 흑색종, 교모세포종, 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 대상 DC 백신 개발 활발
- CAR-T 세포 치료와 병용되는 수지상세포 보조 치료 전략도 연구 중
🧠 3. 자가면역질환: ‘자기’를 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오류
💡 핵심 문제:
수지상세포는 ‘자기’와 ‘비자기’를 구별하고, ‘자기’에 대해서는 면역 반응을 유도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.
그러나 이 분별력이 깨질 경우, 자기 조직을 항원으로 오인하고
T세포를 활성화시켜 자가면역반응이 유도됩니다.
🧬 작동 기전:
- 손상된 조직이나 세포에서 나오는 자가항원을 수지상세포가 처리
- 과도하거나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면역관용 경로가 작동하지 않음
- 결과적으로 자기 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가 활성화
- 조직 공격 → 만성 염증 → 조직 파괴
📌 대표 질환들:
질환 | 수지상세포의 역할 |
다발성 경화증 (MS) | 수지상세포가 중추신경계 수초 성분(MBP 등)을 제시 → T세포가 미엘린을 공격 |
1형 당뇨병 | 수지상세포가 췌장의 베타세포 항원을 제시 → CD8⁺ T세포가 베타세포 파괴 |
건선 (Psoriasis) | 피부 수지상세포(pDC 등)가 IL-23, IL-12 분비 → Th17 반응 유도, 만성 염증 유지 |
✅ 정리하며
수지상세포는 단순히 항원을 전달하는 ‘배달부’가 아닙니다.
우리 면역 시스템의 ‘지휘관이자 연결자’로서,
무엇을 공격할지, 어떤 면역 경로를 유도할지를 결정하는 핵심 세포입니다.
이 세포를 이해하는 것은 백신, 면역치료,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핵심 열쇠를 쥐는 일과도 같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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